짧게는 8시간부터 길게는 12시간 이상까지 이어지는 업무, 끝나지 않는 회의, 그리고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직장인의 삶은 언제나 고됩니다. 기계처럼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위로'가 아닐까요. 이런 현대 직장인들에게 추천하는 일본 감성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いま、会いにゆきます)>입니다. 가족과 사랑, 삶과 죽음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바쁜 삶 속에서 놓치고 있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새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번 글은, 이 영화가 왜 직장인들에게 특별한 힐링 영화가 되는지 적어보고자 합니다.
일본 감성 영화의 매력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설명하기 전, 일본 영화의 특징을 먼저 들여다볼까요. 일본 영화의 특성상, 감정을 직접적으로 폭발시킨다기보다는 잔잔한 전개와 섬세한 묘사를 통해 마음의 울림을 주곤 합니다. 특히 일본의 감성 영화는 자연, 인간 관계 등을 이용해 마음을 울리는 데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는 죽은 아내가 비가 내리는 장마철 한 달 동안 다시 돌아온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전개가 되지만, 그 안에서 인물들의 표현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죽은 아내인 '미오'를 다시 마주하는 순간의 남편 '타쿠미'의 어색한 표정, 아들 '유우지'가 엄마를 그리워하며 보여주는 행동들이 마음을 울리게 합니다. 또한 영화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계절의 변화와 마음을 울리는 배경음악은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을 더욱 강조합니다. 장마철의 습기, 촉촉한 비, 아름다운 해바라기의 풍경들이 감정을 고조시키며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의 감정에 동화되도록 하는게 아닐까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정을 숨기며 사는 현대 직장인들에게 이 영화는 다양한 감정들을 마음 밖으로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단순한 감동 이상의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것이 일본 감성 영화만의 큰 강점이니까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줄거리와 감동 포인트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내 '미오'는 남편 '타쿠미'와 아들 '유우지'에게, 비의 계절에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미오'와의 추억이 가득한 집에서 그녀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 앞에, 장마의 시작과 함께 '미오'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기억을 잃은 채로 말이죠.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두 사람 앞에 나타난 '미오'는, 다시 남편과 사랑을 시작하게 되고 '유우지'에게 따뜻한 엄마의 품을 내어줍니다. 하지만 곧 진실을 알게 되죠. 장마가 끝나게 되면 '미오'는 다시 떠난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 영화의 감동 포인트는 단순히 '죽었던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왔다'라는 환상에만 있지 않습니다. 이 비현실적인 설정을 통해 '일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특히 이 영화는 인물 간의 대사 하나하나와 일기장에 쓰여있던 글을 통해 섬세하고 따뜻한 감정들을 나누게 됩니다. 어쩌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소중한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대화, 사랑하는 연인의 미소, 내 아이의 행동 등을 다시금 돌아보며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또한, 영화 후반부에서 밝혀지는 '미오'의 비밀과 그녀가 왜 다시 돌아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반전은 관객에게 더 큰 울림을 안겨주게 될 것입니다.
왜 직장인에게 이 영화가 필요한가?
저 또한 직장인이다보니, 직장인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직장인은 개인의 감정을 억누르며 하루를 보내게 되겠죠. 사람을 응대하는 것, 상사와의 관계들,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 속에서 감정보다는 효율과 결과로 나를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느끼더라도 표현하기 어려운 환경이고, 표현하지 않으니 결국 감정도 점점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정서적 결여의 상태에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감정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무엇을 놓치며 살고 있는가'를 깨닫게 하고, 억눌렀던 감정을 터뜨리며 감정적인 치유 뿐 아니라 인생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될테니까요. 주인공 '타쿠미'가 겪는 외로움, 아내 '미오'의 배려와 사랑, 아들 '유우지'의 순수함은 직장인의 감성에 따뜻한 물을 부어줍니다. 다양한 감정인 일시적으로 소비하는 형체가 아닌 '삶의 질'과 연결된 요소입니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일수록 인간 관계도 유연하며,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고, 신체적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를 단순한 '휴식'의 수단이 아닌,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그 효과는 훨씬 커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일상과 무뎌진 감정 속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통해 잊고 있던 마음의 온기를 다시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