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은 2017년 개봉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특히 그 안에 담긴 음악은 영화의 감정과 메시지를 상징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실존 인물 'P.T. 바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편견을 딛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들의 용기와 자존감을 노래합니다. 그중에서도 〈This is me〉, 〈Never Enough〉, 〈Rewrite the Stars〉는 단순한 감상용을 넘어 청중의 삶에 깊이 스며든 곡들이며, 뮤지컬 영화의 매력을 집대성한 명곡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세 곡의 메세지, 작곡 구조, 서사적 역할, 그리고 대중에게 준 감정적 반향까지 상세히 분석해보려 합니다.
1. This is me: 상처까지 껴안는 존재 선언
〈This is me〉는 《위대한 쇼맨》의 대표곡이자,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영화 속 '프릭쇼(기형인으로 간주된 사람들)' 단원들이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 당당하게 나아가는 장면에서 흐르는 이 곡은, 단순한 사운드트랙을 넘어 정체성과 자존감 선언문으로 기능합니다.
가사는 직설적이고 강력합니다. "I am brave, I am bruised, I am who I'm meant to be. This is me."라는 구절은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며, 현실 속 자신을 긍정하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는 장애인, 여성, 소수인종 등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이 자신을 긍정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현대적 앤섬(Anthem)'으로 기능합니다. 실제로 이 곡은 2018년 골든글로브에서 주제가상을 수상하며 비평가와 관객 양쪽 모두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치밀하게 설계된 이 곡은, 낮은 음역에서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구조를 통해 감정의 점층적 상승을 구현합니다. 초반에는 마치 자기 의심과 두려움을 표현하는 듯하지만, 점차 '나는 나야!'라는 강력한 자아 선언으로 변모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감정이 억눌려 있다가 터지는 느낌을 극대화시켜 청자에게 더 큰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합창 장면입니다. 단원들이 하나둘 모여 함께 노래하며 거대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이 장면은 단순한 노래 이상의 연대를 표현합니다. 이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다르지만 함께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담고있으며, 이 노래를 영화의 핵심 장면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유튜브, SNS 등에서는 이 곡을 커버하거나 안무로 재해석한 수많은 영상들이 존재합니다. 이는 단순히 '유명한 영화 삽입곡'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은 사회적 메시지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입니다.
2. Never Enough : 화려함 이면의 고독
〈Never Enough〉는 극 중 오페라 가수 '제니 린드'가 부르는 곡으로, 영화에서 가장 클래식한 톤을 가진 음악입니다. 이 곡은 바넘이 외적인 성공과 명성을 좇는 이유와 동시에 그것이 주는 공허함을 시적으로 표현한 장면에서 사용됩니다.
"All the shine of a thousand spotlights / All the stars we steal from the night sky / Will never be enough"라는 가사는, 아무리 많은 인정과 부를 쌓아도 내면의 결핍은 채워지지 않는다는 욕망의 허무를 노래합니다. 이 곡을 통해 관객은 바넘의 심리, 그리고 제니 린드라는 캐릭터의 상처받은 자아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이 곡은 보컬 중심의 구성이 돋보이며, 피아노 반주로 시작해 점차 스트링과 오케스트라가 더해지는 방식으로 감정의 폭을 확장합니다. 단순하지만 웅장한 이 구조는 사랑이나 인정에 대한 갈망을 '완벽하지만 외로운 음색'으로 표현하며 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노래는 절제된 감정에서 시작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강렬하고 풍부한 표현으로 발전하며, 곡이 끝난 후에도 긴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 속에서는 린드가 이 곡을 공연하는 장면이 매우 클로즈업되고, 관객들의 숨죽인 반응과 조명, 무대 연출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극적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공연이 아닌, 캐릭터의 내면을 드러내는 극적 전환점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이 곡은 '완벽함'의 아이러니를 표현합니다. 외적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은 텅 빈 존재. 즉 이는 현대인의 감정과도 일맥상통하며, 자기애와 불안, 인정욕구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합니다.
3. Rewrite the Stars : 사랑, 이상 그리고 현실
〈Rewrite the Stars〉는 '필립(잭 에프론)'과 '앤(젠다야)'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한 듀엣 곡으로, 사랑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아름답게 그려냅니다. 두 인물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인종과 사회적 위치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혀 함께할 수 없습니다.
"Why don’t we rewrite the stars?"는 그들의 바람을 상징합니다. 운명은 이미 쓰여진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다시 써 내려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러나 후렴이 반복될수록 곡은 점점 현실을 직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마지막에는 "It’s not up to you, it’s not up to me"라는 가사로 좌절을 받아들이는 구조로 마무리됩니다.
이 곡의 음악적 매력은 듀엣 형식의 대화형 구성이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데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 보컬이 서로 대화하듯 교차하며 감정을 주고받는 형식은, 단순히 사랑 노래를 넘어서 논쟁과 갈등의 드라마를 형성합니다.
영상미 또한 인상 깊습니다. 공중 그네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두 인물의 모습은 사랑의 자유와 위험성을 동시에 표현합니다. 이는 곡 전체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장면이며, 많은 팬들에게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곡은 SNS, 유튜브에서 수많은 커버 영상과 패러디를 낳았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언어별 번역으로 소개되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멜로디는 쉬우면서도 서정적이고, 감정의 진폭이 커서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곡입니다.
〈Rewrite the Stars〉는 단순한 러브송이 아닙니다. 그것은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들의 애틋함, 그리고 사랑에도 한계가 존재함을 노래하는 성숙한 곡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하면서도, 그 안에서 희망을 찾게 하는 힘을 가졌습니다.
《위대한 쇼맨》의 성공은 단지 시각적 스펙터클이나 유명 배우 때문이 아닙니다. 그 핵심에는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음악이 있습니다. 〈This is me〉는 자존감과 연대를, 〈Never Enough〉는 내면의 고독과 욕망을, 〈Rewrite the Stars〉는 사랑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노래하며 관객과 깊은 정서적 연결을 만들어냅니다. 이 세 곡은 각각 개별적으로도 예술성이 높으며, 영화의 테마를 강화하고 캐릭터의 성장을 그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또한 실제 사회 문제, 인간의 감정, 자아 정체성 등 현실과도 긴밀히 맞닿아 있어, 단순한 뮤지컬 음악을 넘어선 현대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평가받습니다.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이 곡들을 다시 들으며 그 장면의 감정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꼭 이 세 곡을 감상한 후 영화를 시청해보세요. 훨씬 더 풍부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